[성명서] 탄소흡수 산림기능, 생물다양성과 공존해야한다 .

2021년 4월 19일 | 보도자료/성명서, 활동소식

– 30년 넘은 숲 쓰레기 취급, 국립산림과학원의 무지와 몽매

나무만 보고 숲은 못보는 산림과학 필요없다!

근시안적인 탄소흡수원 확충 방안, 전면 재검토하라!

기후위기와 코로나19로 개발에 대한 우려와 자연보전지역에 대한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4월 5일 식목일에 눈과 귀를 의심하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약 70%가 노후되어 탄소흡수원으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베고 심는 ‘산림경영’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전쟁 이후 60년대 산림 녹화사업을 시작하여 초토화 되었던 산림을 온국민의 힘으로 복원했다. 그러나, ‘3영급 이상의 나무는 탄소 흡수 기능이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베어버려야 한다’는 입장이 뉴스에 나왔다. 산림청 산하의 국립산림과학원 입장이었다. 이대로라면 30년 이상의 노령목이 즐비하여 한반도 야생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국립공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지역 등의 노령목들은 모두 다 베어내야 한다.

녹색연합은 국립산림과학원에게 묻고싶다. ‘산림을 오직 탄소흡수원의 기능으로만 집중하여 노령목을 한낱 쓰레기로 만드는 것이 산림과학’인가. 전세계는 국제 협약을 통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보호지역을 확대 지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20개의 정량화된 아이치 목표(Aichi Target11) 중 하나로 “2020년까지 육상보호구역 17% 이상, 해양보호구역 10% 이상 지정”할 것을 제시하였다. 생물다양성 보전이 인류의 과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2년 OECD 환경전망 2050은 2010년 대비 2050년까지 전세계 육상생물다양성의 10%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며(2012. OECD환경전망 2050). 지구생명보고서에서는 1970년에서 2012년까지 약 40년 동안 육상생물이 38%, 담수생물 81%, 해양생물 36%가 감소하였다고 보고했다.

 

울창한 산림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은 탄소흡수 뿐만이 아니다. 생태계서비스** 개념에 따르면 우리는 자연생태계로부터 공급, 지원, 조절, 문화 서비스 등에 이르는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또한 많은 야생생물들이 산림에 기대어 살고 있다. 코로나19는 인수공통감염병이었다.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전파된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인간이 산림을 훼손하고 파괴하여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침탈한 결과였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스, 지카, 에볼라 등 1970년대 이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모든 감염병이 야생동물의 서식지인 숲을 파괴한 결과였다.

탄소흡수원을 확충하기 위해서 자연림과 2차림 등을 베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단순히 탄소흡수원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숲의 공익적 기능 전체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이번에 국립산림과학원이 중심이 되어 언론에 보도된 ‘탄소흡수 저하 노령림 벌채’는 환경단체와 환경부, 국회 등 숲의 공익적 가치와 생물다양성 보전 기능을 중시하는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산림과학 수준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산림청은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한 기후변화 대책 전면 재검토하라!

숲을 가꾸고 복원하는 것은 백년지대계다. 산림의 기후위기 대책에 대하여 정부, 국회, 민간, 전문가 등의 폭넓고 깊이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사막화방지협약은 세계 3대 환경협약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각각의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 한반도의 미래 산림을 어떻게 기후위기에 적응시키면서 가꾸어야 할 것이지 단선적인 하나의 가치와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결코 과학이 될 수 없으며 근시안적이며 몽매한 접근일 뿐이다. 2050 탄소중립은 한반도의 전역에서 모든 구성원이 가야할 길이다. 가지 않으면 한반도의 미래는 없다. 그렇지만 가는 길과 방향은 지속가능해야 하며 정의로워야 한다.

** 1997년 Science 저널에 ‘‘자연의 서비스’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였으며 1981년에 ‘생태계서비스’가 등장하였다. 공급은 식량, 섬유, 생화학학 물질, 천연약재 등을 말하며, 지원은 물질순환, 생물다양성 유지, 유기물 생산과 에너지 공급 등 공급, 조절, 문화 등 다른 범주들을 위한 핵심 영역이다. 조절은 대기질 유지, 기후조절, 토양유실 조절, 홍수방지 등의 기능이며 문화는 영적인 충족, 인지발달, 레크리에이션, 생태관광 등 생태계로부터 얻는 비물질적인 편익 등의 서비스를 말한다.

 

2021년 4월 19일

 

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