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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원전의 수명 연장 문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명이 연장된 국내 노후 원전들이 후쿠시마 원전을 모델로 한 것으로 밝혀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연쇄 폭발의 출발이었던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는 지난 1971년 건설돼 40년 설계수명을 다해 폐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0년간 수명을 연장키로 결정돼 재가동중 이번에 사고를 냈다.

그런데 국내에도 후쿠시마 1호기처럼 수명이 다된 원전의 수명을 연장해 재가동하고 있는 원전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고리 1호기 원전이다. 후쿠시마 1호기와 똑같이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한 고리 1호기는 지난 2007년 6월, 30년 설계 수명을 넘기자 안전 검사를 거쳐 10년간 수명연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당시 고리 1호기를 수명연장 하기로 결정할 때 모델로 든 것이 바로 후쿠시마 1호기였다. 

부산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 활동가는 “지난 2008년 고리 원전 수명연장하면서 정부와 한수원에서 ‘수명연장 뒤에도 안전하게 가동한 사례가 있다’며 든 예가 후쿠시마 발전소였다”며 “원전 수명연장에 대해 주민들이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리 1호기 뿐 아니라 월성 1호기 역시 수명연장을 위해 2009년 4월부터 가동을 멈춘 채 압력관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오는 6월에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때문에 다른 원전 지역 보다 수명 연장된 원전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경북 경주시 감포읍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욱(39)씨는 “일본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곳에 원전을 지었을텐데 지진이 나고 큰 사고가 나지 않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월성 원전은 가동수명이 다해서 수명연장까지 했다고 알고 있는데 사고 위험은 더 커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의 집에서 경북 월성 원전까지는 직선거리로 5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간사도 “이번에 폭발 사고가 난 일본 후쿠야마 원전 1~4기도 지은지 40년 이상된 노후된 원전”이라며 “노후원전에 대한 가동중단은 물론 수명연장을 한 월성 원전 1호기는 영구폐쇄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해당지역 주민들은 해당지역 원자력 본부를 찾아 수명연장 반대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주민들을 상대로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17일 경주지역에서는 해당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이 노후원전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릴 예정이다. 

환경운동단체들도 노후 원전에 대한 수명 연장 반대 운동에 돌입하며 이들을 지원사격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