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연화지구 조사 보고 및 바위해변의 중요성 고찰

2011년 11월 26일 | 보도자료/성명서

 

기장군 연화리의 해변 생물상


1. 출현 종
    연화리 해변의 암반 및 자갈 조간대에 서식하고 있는 해산 무척추동물은 총 4개 분류군에 속하는 37종 (해조류 및 미세동물 제외)으로 전체 부산 해변의 조간대 무척추동물 출현 양상과 비교해 비교적 다양한 종들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출현 분류군의 우점 양상을 살펴보면, 총알고둥 (Littorina brevicula)등이 속
하는 연체동물류가 총 21종이 출현하여 연화리 해변에서 출현한 전체 출현 종의 약 56.7%를 차지하는 가장 우점적인 분류군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말미잘류와 극피동물류는 각각 단 3종씩만이 출현하여 이 지역에서 출현한 4개 분류군 중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종의 출현 양상을 나타내었다. 출현 종의 우점양상에 있어서는 조간대 최상부에 서식하는 조무래기따개비 (Chthamalus challengeri)는 지역적으로 노출된 바위나 돌덩이의 표면을 완전히 덮고 있을 정도의 극단적인 우점현상을 보였으며, 그 아래로 진주담치 (Mytilus edulis)와 격판담치 (Septifer virgatus)가 혼서 (coexistence)하여 우점하고 곳곳의 바위틈에는 거북손 (Pollicipes mitella)들이 밀집분포 (patch distribution)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외해를 향해있는 조간대 아래부분의 바위 표면에는 해수 중의 부유생물 (planktonic organism)을 걸러먹는 여과섭이자 (filter feeder)인 검은큰따개비 (Tetraclita japonica)가 우점적인 종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간대 중부와 하부에 형성된 조수웅덩이와 평탄 지역에서는 잡식성의 풀게 (Hemigrapsus penicillatus)와 무늬발게 (Hemigrapsus sanguineus)가 과도하게 유입된 유기물이나 해조 쇄설물 등 오염원이 될 수 있는 저서 바닥의 다양한 찌꺼기를 섭이하고 있다.

2. 출현 종의 생태적 특성
    본 조사에서의 특기 사항은 출현 종 중 약 40%에 해당되는 14종의 조간대 무척추동물들이 산란 혹은 산란을 위한 짝짓기에 참여하고 있거나 또는 완전히 성숙된 생식소 (해부학적 관찰에 근거)를 갖고 있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이 초기 생활사의 한 부분에서 부유유생 (planktonic larvae)을 갖는 이들 무척추동물들은 봄과 여름철에 연화리 주변 해역의 다양한 저서 및 유영동물 (어류 또는 갑각류 등)들의 먹이 공급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매년 봄과 여름철에 걸쳐 이들이 산란하는 수 십 만개의 알과 부유유생들 (mero-plankton)은 자신들의 종 보존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주변 해역의 다양한 여과섭이자들과 포식자들의 먹이원이 되면서 연화리 주변 연안 생태계의 먹이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연화리 해변의 생태적 일반 특성
    연화리 해변은 바로 인근에 대변항이라는 중요한 오염원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다양한 생물상을 보이고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해변의 조하대 수심 약 2-5 m 정도에는 상당량의 우뭇가사리 (한천의 원료)들이 자연 서식하고 있어 주민들의 소득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또한, 조하대의 다소 상부에 분포하는 말잘피 (Phylospdix spp.)와 역시 지충이 그 외의 다양한 해조류들이 이 지역으로 유입되는 상당량의 유기 오염물질들을 정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잇는 것으로 생각된다.  
해변의 황폐화를 야기 시키는 석회조류에 의한 백화 현상 정도는 연화리에서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으며 (인근의 동암리와 비교) 따라서, 이곳의 해조상이 비교적 다양하며 많은 생체량의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4. 추가 조사의 필요성 및 고찰
    본 연화리 조사는 간조시 육상에서의 접근이 가능한 부분만을 대상으로 육안으로 판정 가능한 대형 무척추동물들만을 관찰, 기록된 결과이다. 그러나, 해양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은 저서성 혹은 표생성 미세동물 (예. 선충이나 단각류와 같은 소형 갑각류)들에 의한 energy 전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 지역의 정확한 생물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잠수관찰이나 다양한 표본 채집 방법에 근거한 보다 장기적이며 세밀한 생물상 조사가 필연적인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기장군 연화리 암반 위에서 산란 중인 꽃고랑따개비(Siphonaria japonica)의 모습.



연화리를 통해서 고찰한 바위해변의 생태적 중요성


  거의 모든 해양생태계의 에너지 근원은 태양 빛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해양생태계는 크게 보아 외양생태계와 연안생태계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구분에는 여러 물리, 화학, 생물학적 요인들이 그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준 중에서 연안 특히, 바위 해변에서의 에너지 기원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가를 살펴봄으로서 바위 해변 생태계의 특징과 그 중요성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바위 해변에 살고 있는 상당수의 동물들(1, 2차 소비자)은 외양생태계 먹이사슬에서와는 달리 대형 해조류 및 그 파편이나 찌꺼기들을 주된 먹이로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특징적인 먹이사슬의 구조는 해조류의 생태적 특성에 기인하는데 즉, 이들 해조류는 자신들의 몸을 고정시킬 튼튼한 기반 (바위)이 있어야 하며 아울러, 광합성에 필요한 빛이 충분히 들어오는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만 살수 있다는 것이다.

  바위 해변에 분포하는 해조류들의 중요성은 앞에서 말한 기초적인 먹이로서 뿐만 아니라, 여러 해양생물들이 살아가는 장소로서 또는, 산란장으로서도 그 중요성이 대단하다. 먼저, 살아가는 장소로서의 바위 해변은 첫째, 그 곳에 살고 있는 많은 종류와 수의 생물들이 그 곳을 덮고 있는 무성한 해조 숲을 이용,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포식자들로부터 숨거나 도망치기에 매우 유리하다는 것과 둘째, 그 곳의 해조류 자체가 먹이가 됨에 따라 자신들의 먹이를 찾아 멀리까지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살아가기에 매우 유리한 장점을 갖춘 곳이다. 또한, 이러한 해변의 경우 무성한 해조는 바닷물의 흐름을 약화시키고 안정화시킴으로서 여러 해양 생물들에게 더 없이 좋은 산란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풍부한 해조들에 의해서 뒷받침되는 많은 생물들은 그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곧이어 보다 먼바다의 생태계와 이어지게 된다. 즉, 바위 해변 혹은, 연안의 다양하고 풍부한 생물들, 그리고 그 생물들이 낳게되는 수 천억 개의 알과 새끼들은 외양에서 살아가는 대형 어류의 새끼들이나 연안으로 회유하는 대형 어류들의 직접적인 먹이가 된다.
  따라서, 전체 바다를 생각할 때, 항시 에너지의 공급자적인 입장에 있는 바위 해변의 다양함과 풍부함은 곧바로 주변 바다의 풍부함과 다양함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해조가 없고 삭막한 바위 해변 근처의 바다에 풍부한 어장이 형성되거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곳은 없다는 사실로도 입증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대의 도시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경제적 풍부함과 함께 감성적 풍만함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매립된 해변의 소비성문화만이 만연한 해변이나, 오직 기름에 뒤덮힌 바위와 탈색된 채 죽어 가는 해조들과 각종 쓰레기로 뒤덮인 해변을 남길 것인지, 생태계가 살아 있는 건강한 해변을 되돌려 줄 것인지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