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땅, 습지를 위한 결의문

2011년 11월 27일 | 보도자료/성명서

 

생명의 땅, 습지를 위한 결의문



  지난 열흘동안 임진강에서부터 낙동강까지 강과 갯벌을 거슬러 내려오면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많이 자연생태계가 베푸는 무한한 혜택에 의지하고 있는지를 보았다. 강이 바다로 흘러들고 무수한 생명과 사람들을 살리는 것도 함께 보았다. 강은 바다로 끊임없이 흘러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강은 흘러야 하고 갯벌은 생명으로 가득 차며 바다는 희망으로 넘실거려야 한다.

  탐사의 시작인 임진강에서 지금 이 자리 낙동강 하구에 이르기까지 하늘을 나는 기러기들의 힘찬 생명을 보았다. 팔딱거리는 습지와 새들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이 땅 이곳 저곳에서 자행되는 무수한 습지파괴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생명의 터전인 강과 갯벌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뭇 생명들의 신음과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가슴아프게 보아야 했다. 우리는 이런 아픔이 생태계의 질서와 순환, 인간과 자연과의 공존, 지역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고려하지 않는 성장지상주의자들의 무지와 자본의 이익 추구의 결과라는 인식에 이르게 되었다.

  오늘 낙동강하구에 이르러 명지대교건설, 명지주거단지 고층화 계획, 염막지구개발계획 등 현재 진행중인 낙동강하구 생태계를 파괴현장을 목격하면서 또 한번 슬픔과 분노를 멈출 수 없다. 감히 어느 누구도 낙동강하구의 생명으로 넘실대는 기러기의 날개짓과 고니들의 소리를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무자비한 개발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모든 간척과 매립을 즉각 중단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사는 길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것을 호소한다. 더 이상 죽어가는 뭇생명과 무너져가는 지역공동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믿음에 근거하여 습지의 보존과 습지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회복할 습지에 대한 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2003년 1월 29일

2003년 전국 습지탐사단 일동,
환경을 생각하는 전국교사모임, 습지보전연대회의, 습지와 새들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