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공원기초 자료집과 도심공원

2002년 2월 23일 | 활동소식

부산을 푸르게 – 도심공원 실태 `도시의 허파` 너무 좁다



잘 가꿔진 도심공원은 산림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시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한다. 부산의 도시공원·유원지는 지정된 390개소 74.8㎢ 중 258개소 19.5㎢가 조성돼 1인당 공원·유원지 조성면적이 5.1㎡라고 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권공원 면적은 1인당 1㎡ 이하로 매우 열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지역 도심공원의 실태는 어떠한가.

최근 부산녹색연합이 ‘부산시 도심공원 기초자료집’을 내놓았다. 남정칠 동아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팀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어린이대공원 용두산공원 자성대공원 중앙공원 등 대표적인 부산지역 도심공원 5곳을 대상으로 나무류 풀꽃류 등 식물상과 공원시설 환경 등을 조사했다.

▲어린이대공원=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면적 5백6만여㎡의 근린공원이다. 이 중 93%가 임야이다. 지난 78년 성지곡시민공원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성지곡수원지가 있어 인근 약 3백만㎡를 수원함양림으로 조림했다. 식생은 모두 99종으로 풍부한 편이다. 조림수종인 편백과 삼나무가 우점종이다. 우리나라 난대수종인 가시나무 졸가시나무 및 온대의 극상수종인 서어나무 참나무가 함께 분포하고 있는 매우 안정된 산림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풀꽃류도 91종으로 많다. 숲이 우거져 생명력이 끈질긴 계요등 쇠무릎 쥐꼬리망초 등이 많이 서식한다. 그런데 공원내에 매점이 너무 많아 미관을 해치고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않고 있거나 화장실에 계단이 많아 장애인 노약자의 이용이 어려운 점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용두산공원= 중구 광복동에 있는 ‘도심 중의 도심공원’이다. 면적은 6만9천여㎡. 이곳은 소나무가 울창해 송현산이라고도 불러 왔다.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타워가 해발 60곒에 120곒 높이로 세워져 있다. 이곳 공원의 식생은 50종 정도. 은행나무 동백나무 양버즘나무 가이즈까향나무 등 대부분 조경수목인데 관리상태가 양호하다.
풀꽃류는 54종인데 맥문동 바랭이 등 잡초에 가까운 풀들이 대부분이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으나 시설이 뒤떨어지고 특색있는 문화시설이 없는데다 공원 내부까지 관광차가 들어오고 있는 것은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매점의 외관 또한 낡고 딱딱해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분수대나 야외 소공연장 설치 등 문화공간의 확대도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자성대공원= 동구 범일동에 있는 면적 2만6천여㎡의 근린공원. 임진왜란 뒤에 왜성이 축조됐고 일제 때 자성대 주변 바다는 매립돼 옛 모습이 사라졌다. 이곳 공원의 식생은 44종이다. 광나무와 구골나무가 우점종이며 팽나무 느티나무 등 대경목도 생육 상태가 매우 좋다.
풀꽃류는 56종으로 조사됐는데 맥문동 환삼덩굴 등 생명력이 강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붉은서나물 미국자리공 등 귀화식물이 13종(23%)으로 다른 공원에 비해 훨씬 많은 편이다. 식생이 풍부하고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으나 체육시설이 낡고 화장실 등의 개수가 필요하다.

▲중앙공원= 중·서·동·부산진구 등 4개구 8개동에 걸쳐 면적이 5백2만여㎡로 어린이대공원과 거의 같은 규모지만 임야가 대부분이다. 현재는 충혼탑 주변과 보수산 일대의 공원 경내만 관리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다. 충혼탑 민주공원기념관 중앙도서관 체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의 식생은 77종인데 우점종은 화백과 메타세콰이어다. 조경수목인 후박나무 느티나무 모과나무 등도 생육 상태가 좋다. 풀꽃류는 모두 51종. 맥문동 제비꽃 괭이밥이 많은데 공원관리상 풀을 지나치게 제거하고 있다. 넓은 공간에 비해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이 턱없이 적고, 어르신들을 위한 마땅한 놀이 문화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암남공원= 서구 암남동에 위치한 면적 56만2천여㎡의 도시 자연공원으로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해안공원 가운데 하나이다. 1972년 공원 지정 이래 군사시설로 출입이 통제돼 오다 지난 96년 시민에게 개방됐다. 이곳에 분포하는 식물종은 374종으로 다양한 식물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식생은 염분에 강한 곰솔림이 아극상 상태로 분포하고 있다. 경사가 급하고 바닷바람이 센 남동쪽 일부지역에는 돈나무 사스레피나무 사철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이 극상 상태로 분포하고 있다.
이 밖에 해안의 특징 수종인 팽나무 예덕나무 떡갈나무 등이 많다. 풀꽃류는 모두 82종. 계요등 거지덩굴 환삼덩굴 등 덩굴성 식물이 우점하고 있다. 공원 내엔 자연발효식 화장실이 설치돼 있으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중요 식물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판이 부족한 편이다.

동아대 남정칠 교수는 “도심지의 공원은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는 만큼 가능한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실질적인 시민의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귀화식물 및 덩굴성 식물의 번성으로 인해 하층 식물상이 빈약해지고 있어 공원 생태계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국제신문 김해창기자(2001.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