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지구의 날 50주년, 지금 필요한 건 기후위기에 맞선 과감한 정책과 정치적 행동이다 .

2020년 지구의 날이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해상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1970년 민간 주도의 세계기념일이 된 지 50번째 해이다. 비영리 단체 ‘지구의 날 네트워크(Earth Day Network)’는 올해의 주제를 ’기후 행동(Climate Action)으로 정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구의 날이 진행된 지난 50년 동안 지구환경은 개선된 것이 아니라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기후위기는 날로 더 심각해 지고 있다. 지구의 날 제정 후 지난 50년은 역설적이게도 지구의 45억 년 역사 중 지구생명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시간이었다.

전 세계가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앞에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 세계적 코로나 19 재난 상황은 인수공통감염으로 인한 감염병 확산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기후변화가 생태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기후위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코로나 19의 재난으로 인해 의료시스템 붕괴를 넘어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모두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있다. 이는 최근 과학자들이 경고한 기후파국의 전조와 아주 많이 닮아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는 온실가스 누적으로 인해 지구가 회복력을 잃게 되는 기후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산업화 이후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라면 8년 뒤 1.5도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라 보고 있다. 이러한 과학자들의 경고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시민들의 급진적인 기후 행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의회는 ‘기후위기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선언하며 법제화에 나서고 있다. 기후위기에 맞선 적극적인 실천과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된 2015년 파리협정에 서명한 195개 나라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자초하는 수준이다. 협정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가 의심될 정도이다. 2017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인 7억 914만 톤을 찍었다.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수치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대응 자세를 평가하는 기후변화 대응 지수(CCPI)에서 우리나라는 61개국 중 58위로 최하위권이다. OECD 국가들 대부분은 석탄발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얼마 전 끝난 4.15 총선에서는 기후위기가 주요한 정치적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물론 기후위기 관련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소수정당이 있었지만, 이는 선거 승리에만 혈안이 된 거대 양당의 꼼수와 정쟁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새롭게 구성되는 21대 국회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과감한 정치적 행동과 정책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것인지, 녹색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부가 진행하는 ‘기후변화주간’의 포스터에는 ‘대중교통 이용, 장바구니 텀블러 이용, 플러그 뽑기’ 등 소위 개인의 ‘저탄소 생활’ 독려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시급한 기후위기 앞에서 이런 내용을 홍보하는 정부의 인식은 너무나 한가하고 안이하다. 1.5도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 8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개개인의 작은 실천만으로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필요한 건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과 정책 변화다. 지구의 날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정부가 할 일은 저탄소 생활 홍보라기보다, 지구의 날을 맞아 진전된 기후정책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부 차원의 기후 행동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녹색연합은 정부와 국회부터 과감한 기후정책 수립과 실행에 나서길 바라며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하나, 정부는 코로나 대응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국정의 우선순위에 두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과감한 정책을 수립하라. 2050 저탄소발전전략 수립을 통해 탄소배출 제로사회를 위한 로드맵과 정책을 수립하라.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 발전소 백지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

하나, 21대 국회는 기후위기비상선언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기후위기대응법안을 제정하라. 또한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예산과 법제도 개편 등으로 탈탄소 사회로 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라.

2020년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녹색연합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다짐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하고자 한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와 기후변화의 현실은, 지구의 안녕이 인류의 생존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한다. 녹색연합은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기후 행동에서 나온 시민들의 절박한 메시지를 똑똑히 기억한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 녹색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보다 담대한 기후 행동을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

2020년 4월 22일

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