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고리2호기 차단기 화재에 따른, 고리2호기 폐쇄촉구 기자회견

2022년 6월 8일 | 기후에너지

고리2호기 차단기 화재로 가동정지!
박형준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탈핵하라!

지난 6월 3일, 고리2호기가 발전소 내부 차단기에 화재가 발생해 자동 정지했다. 차단기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핵발전소의 비안전등급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고리2호기는 지난 2월17일부터 계획예방정비를 진행해 주요기기 설비에 대한 점검을 마치고 5월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재가동을 허용했다. 안전점검이 끝나 재가동 허가 사흘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안전을 확신하여 가동을 허용한 원안위가 사실상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한수원이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한수원은 ‘안전하게 자동정지했다’는 말을 되풀이 한다. 원안위 역시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조사단을 파견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는 반복해서 발생하고 때로는 은폐되고, 때로는 수십년간 위험이 방치된 채 나중에야 발견되기도 한다. 핵발전소 운영주체인 한수원과 핵발전소의 안전규제을 담당하는 원안위 모두 앵무새같은 입장만 반복할게 아니라, 위험한 고장과 사고가 반복되는 핵발전소는 수명연장하지 않고 조기폐쇄하는 것이 확실한 안전조치일 것이다.

한편 지난 6.1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은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전체, 기초의원 다수를 국민의 힘이 거머쥐게 되었다. 어느 쪽이 당선되었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가인데 앞으로 부산시정의 방향, 특히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해서는 우려가 크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은 후보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과 관련해 “대부분의 세계의 원전들도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없다. 대개 80년, 100년을 쓴다”라고 말했었다. 이 발언에 대해 오마이뉴스에서 팩트체크한 결과, 세계 핵발전 역사가 60년 정도에 불과해 현재 80년, 100년 사용하는 핵발전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존재하는 세계 핵발전소 441기의 평균 가동연수는 31.4년이고 40년 이상 50년 미만이 113기(25.6%), 50년 이상은 20기(4.5%)에 불과하다. 노후 핵발전소가 많은 미국의 경우 최대 80년까지 허가 기간을 연장한 사례는 있지만, 경제성 문제로 조기 폐쇄하는 경우도 있었고 독일, 일본 등에서도 수명연장하여 가동하던 핵발전소 수십 기를 폐쇄했다. 이에 박형준 시장은 과거 핵발전소가 아니라, 최근 신규로 건설되고 있는 핵발전소들이 설계 수명이 60년짜리이기 때문에 전망치로 본다면 100년도 가능하다는 의미였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박형준 시장이 탈핵에 대해 과학적 기본지식도 없이 공포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왔는데 이런 허황된 전망을 이야기 하는 것이 과학적인 것인지 되묻고 싶다. 정부정책이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으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핵발전소 지역의 단체장이라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보가 아닌가.

윤석열정부가 임기내 최대 18기의 핵발전소를 수명연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곧 수명이 만료될 고리2,3,4호기가 계속가동될 위기에 놓였고 신규로 건설되고 있는 신고리 5,6호기까지 더해 부산은 계속해서 세계최대 핵발전소 밀집도시로 남게될지 모른다.

탈핵은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의 문제다.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일상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해결할 방법도 없는 핵쓰레기를 발생시킬 핵발전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더 정의롭고 평등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만들 것인지를 선택하는 문제다.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분명히 촉구한다. 시민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 것에 책임을 져라. 핵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이,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부산의 안전과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책임을 가진 자로서 고리2호기 폐쇄와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반대에 앞장서라.

2022. 6. 7
탈핵부산시민연대, 고리2호기폐쇄촉구부산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