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황령산 개발 앞장서는 부산시는 각성하고, 개발 계획 백지화하라!

2022년 9월 7일 | 보도자료/성명서

황령산 개발 앞장서는 부산광역시 시대상황을 직시하라
-지역건설자본 이해 대변하는 부산시는 각성하고 계획을 백지화하라-

부산시가 황령산 개발을 본격화 하겠노라 천명했다. 부산시는 8월24일부로 ‘도시관리계획(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결정 변경안 열람공고를 냈다. 내용인즉 황령산 정상부에 25층 높이 전망탑과 로프웨이 설치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관련하여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는 개발의 일방성과 생태경관 및 공공성의 문제를 들어 거세게 반발해 왔다. 알려졌다시피 황령산 타워 문제는 지난 2004년 아시아드타워 개발계획을 시작으로 등장했다. 그동안 이름만 바꾼 전망탑 건립 계획은 예산 및 낭비성 정책과 시민 반발로 3~4차례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이 발효되고 나서부터 양상이 달라졌다.

특히 오거돈 시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등장한 박형준 시장은 시민입장의 경청없이 대원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사업추진 의지를 표방한 바 있다. 그 의지가 노골화 된 것은 재선에 성공하고 시정을 개발중심의 조직을 개편하고서부터다. 특히 보존과 관리 중심의 도시공원 업무를 담당하던 환경정책실 공원운영과만 도시계획국 공원정책과로 편입시키며 존재 이유를 거세시켜 버렸다.

여타의 광역시가 탄소중립에 힘을 더하기 위해 푸른도시국 등의 통합 행정으로 전진배치 하는 추세에 역행하여 개발의 전위로 만들어 버렸고, 급기야는 지역 토건 업자의 개발을 지원하는 작금의 지위로 전락해버렸다. 한심하고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부산시의 태도 변화는 부산지역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미래공유자산의 치명적 훼손으로 이어진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부산시는 갖다 붙일 수 있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명분과 개발 합리화를 도모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 미션을 도외시하고 특정 업체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특혜성 사업에 다름아니다. 예컨대 전망탑과 로프웨어 건설이 지역 관광인프라 개선과 지역민의 생활여건 개선, 지역주민 고용창출기대, 고품격산림 휴양시설도입을 천명하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가.

오히려 이 도시의 성장 과정에 있어 황령산이라는 지리적 입지와 역사자원을 뭉개고 더 세진 생태환경의 수요를 내팽개친 20세기형 무조건 짓고 보자는 후진적 개발에 불과하다. 그것은 부산시의 ‘도시관리계획(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결정 변경 사유가 말하는 바, 접근성 및 편의성 향상과 동서관광축 강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심하게 말하면 개발 업자의 이익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치겠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도심 서면과 황령산의 연결을 통해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고 하지만 실은 타워 건립만으론 장사가 안되니 도움 장치로 로푸웨어 건설을 하는 것 아닌가. 거기에 시민의 편의를 빙자하고 관광만능주의를 입힌 것 뿐이다. 무엇이 시민의 이익이고 미래지향적인지 제대로 따져야 하고 정히 개발할 수 밖에 없다면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집단시민지성과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번 들어서고 나면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강화되어야 할 것은 황령산의 영역, 그 자체 아니던가. 도시개발에 의해 고립되다 못해 사방팔방 산자락이 택지개발이나 재개발로 숨통이 조여 있는 데다 산속은 천지사방으로 길이 나서 답압과 모자이크된 상태다. 여기에 타워개발과 로푸웨어가 추가할 개발압력과 이용은 황령산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어디 그뿐인가. 뒤를 이어 스노우캐슬 조성변경 공람이 따라 붙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대원플러스의 사업이고 자산이다.

황령산은 90년대 중반 온천개발 논쟁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헌데 온천개발이 백지화되고 난 다음 절개된 사면을 복구한다고 정체성이 의심되는 시민단체를 포함하여 지역경제인 등이 대거 참여해서 만들었던 스노우캐슬의 결말이 어떠했는가. 망해 버린 스키돔이 방치되자 이제는 흉물이라며 리모델링 및 추가개발을 정상화시켜 이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9월 개발주체는 도시관리계획(시설: 황령산유원지 스노우캐슬)조성계획 변경 결정 신청서를 부산시에 신청한 바 있다. 2014년 이후 환경단체 등이 포함된 전문가 자문회의며 도시계획위와 도시공원위원회 회의를 거친 바 있다.

하지만 스노우캐슬을 대신하여 들어설 시설이 대형 숙박 휴양시설인 점을 고려한다면 나아가 앞서 문제를 제기한 타워와 로푸웨어 건설주체가 사실상 한 몸이라면, 여기에 부산시가 적극적 의지로 일을 돕는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래서 이것이 과연 도시재생이고 국제 포레스트 관광거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부합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황령산은 왜구의 침입을 알리던 봉수대가 있는 곳이다. 지금 황령산에서 피어 오르는 보이지 않는 연기와 불빛을 우리는 읽어야 한다. 올여름 지구촌을 강타한 가뭄과 산불, 물난리, 빙하의 유실이 먼 곳에 있지 않다.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와 지금의 아이들이 고통받아야 할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국제 관광 거점을 들먹이며 황령산을 유린하는 작금의 개발계획 어디에도 정녕 이 도시민과 지구를 위한 노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 건설과정 전후에 끊임없는 탄소 배출과 소음, 잠들지 못하는 야경의 눈 먼 미래만 있을 뿐이다.

지금 황령산은 부산시와 개발업자가 한 몸이 되어 벌이고자 하는 개발의 정체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 무엇을 위한 개발이며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를 되묻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의 주장-
1. 부산시는 개발업체 대변하는 황령산 개발행정을 폐기히라
2. 시민의견 청취없이 일방 개발 강제하는 부산시는 각성하라
3. 시민기만 허울좋은 포레스트 관광거점 부산시는 백지회하라

 

2022년  9월 7일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