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녹색연합 녹색순례 – 낙동강

2003년 4월 20일 | 공지사항

녹색순례는…

녹색순례는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의 자연과 온몸으로 소통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입니다. 1998년부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하는 일을 멈추고, 배낭을 메고 온몸을 자연에 의지한 채 10여 일간 도보순례를 떠납니다.

녹색순례를 통해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된 자연을 직접 보고 느끼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 땅의 신음소리를 치유하기 위한 방향을 직시하고자합니다. 물집이 터지곤 하는 힘든 여정이지만 녹색순례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가슴을 새로운 충만함으로 채우고자합니다.

녹색순례는 생명과 평화에 대한 희망을 찾아 떠납니다.

2003년 녹색순례

올해로 6회인 녹색순례는 5월 6일부터 14일(8박9일)까지 태백 백두대간 자락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까지 1300리를 내달려 진행됩니다.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해 안동, 대구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낙동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강입니다. 구석구석에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고 각양각색의 야생화에 철따라 찾아드는 진귀한 새들이 살아 숨쉬는 자연생태 박물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녹색순례를 통해서 우리는 오염으로 병들어 가는 낙동강의 역사와 문화, 자연상태, 그리고 낙동강 유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의 아픔을 간직한 낙동강 하구둑, 을숙도의 꼴불견 쓰레기매립장과 분뇨 처리장, 섬 전체가 생태공원인 진우도, 원시의 숨결을 간직한 우포늪,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 예로부터 강이 있는 곳엔 산이 있고, 마을이 있었고, 그러기에 그 속에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지 강은 강대로 그저 산업용수의 하나쯤으로나 치부되고, 문화나 역사는 저 나름대로 존재했던 것처럼 보이곤 했습니다. 그러나 강과 문화와 역사와 자연은 하나로 엮여 있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자연과 호흡하며 나와 역사를 발견하는 길, 그 길은 님과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순례자 모집

*순례기간 : 5월 6일(화) ~ 14일(화) / 8박 9일
*부분참가 : 전반기 참가(5월 6-9일), 후반기 참가(5월 10-14일)
*최소참가기간 : 2박 3일, 다만 마지막날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알려주세요 : 이름, 전화, 주소, 주민등록번호(차량보험가입),참가기간
*참가비 : 12만원
*접수마감 : 5월 2일
*문의 : 정승진 2003 낙동강 녹색순례 기획팀 (02-747-8500) jsjin@greenkorea.org

순례단이 가는 길

▣ 하루, 1300리 낙동강 그 발원지를 찾아서 – 6일
낙동강의 발원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옛문헌에서는 태백시의 황지못을 발원지라 써놓고 있으며, 어떤 이는 태백산의 용정이나 금대산의 용수골을 말하가도 하고, 또 학자들은 천의봉의 너덜샘에 발원지 철제푯말을 세워놓았다. 실제로 낙동강이 발원하는 곳은 1,600곳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곳이 어디든 백두대간 줄기 어디에서 샘솟아나 머나먼 1300리 낙동강이 되어 달린다. 생명력 있는 산이라면 어느 곳이나 그 계곡 사이사이에 물줄기를 뿜어내어 강을 만들어낸다. 강과 산은 하나이다.
가는 곳 : 서울→ 황지연못, 용수골,

▣ 이틀, 폐광으로 얼룩진 낙동강 최상류 – 7일
강은 최상류가 가장 깨끗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맑디맑아야 할 낙동강 최상류는 70년대까지 우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광산개발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폐광에서 매일 수백톤씩 뿜어져 나오는 시뻘건 유독 폐수는 폐광 지하 갱도의 틈을 뚫고 낙동강 상류 황지천을 오염시킨다.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거리의 낙동강 지천인 백천계곡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 오염의 심각성은 한눈에 알 수 있다. 태백에는 이런 곳이 40여 개가 넘으며, 카드뮴중독사고와 황산화상사고 및 가스폭발사고 등 산재사고로 얼룩진 경북 봉화 석포리의 영풍아연제련소 역시 낙동강의 최상류 강물을 이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가는 곳 : 장성광업소→ 구문소→ 영풍아연제련소→ 승부역

▣ 사흘, 스스로 치유하는 강의 생명력 -8일
폐광과 유해물질 공장의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으며 흘러가던 낙동강은 경북 봉화 첩첩 산간지역을 지나면서 스스로를 정화해나간다. 이런 치유의 구간이 없다면 낙동강은 죽음의 강이 될 것이다. 이 지역에 대한 개발은 낙동강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가는 곳 : 승부에서 분천까지 강따라, 배바위산, 황악산, 광비천

▣ 나흘, 강의 허리를 자른 안동댐, 육지의 섬마을 의성포 – 9일
안동댐은 소양강, 충주댐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큰 댐이다. 그러나 태백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오염을 해소하는데는 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의 도시 안동의 주민들에게는 안동댐, 임하댐 두 개의 댐에 의해 수몰유실된 문화유적, 삶의 터전 상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지역경제기반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돌아 마을을 감싸서 만들어진 육지속의 섬마을 의성포는 BOD 0.9ppm의 1급수가 흐른다. 외부의 오염원없이 자연의 순리가 지켜지고 있는 이상적인 강변마을이다.
가는 곳 : 도산서원, 안동호, 안동댐, 하회마을, 내성천, 선몽대, 의성포 마을

▣ 닷새, 구미, 개발에 짓눌린 신음하는 자연 – 10일
1991년 그 유명한 ‘페놀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우리나라 산업구조 개편에 제1선 1지점으로 지정되어 국가산업을 이끌어온 구미공단은 대표적인 농가마을이었던 구미가 산업도시로 변해버렸다. 인체나 생태계에 지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금속 유기물질의 공업용수나 농경지의 농축오수 30만에 가까운 구미시 인구가 배출하는 생활오폐수를 이겨내기에는 현재의 하수처리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 외에도 구미시가 직영으로 하는 골재채취사업은 왜관지역을 비롯한 구미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개발이라는 소아적 명분으로 파괴되어가는 자연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가는 곳 : 구미공단→ 왜관

▣ 엿새, 대구시 – 11일
대구는 주변 여러 도시와 더불어 공업단지가 몰려있다. 안동, 예천, 상주, 선산을 거치면서 절대 자정역인 대단위 모래밭을 통해 맑고 깨끗하게 되살아난 낙동강은 구미를 거치면서 오염되기 시작해, 대구에서 오염원의 과포화상태를 이룬다. ‘물’은 낙동강을 오염시키는 요소는 지천에 널려있다. 1991년 페놀사건의 피해지역이기도 하며 지방자치제 이후 지역산업구조 개편을 단행하려고 계획한 ‘위천공단건설계획’이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등 우리나라 환경분쟁의 중심도시이다.
가는 곳 : 금호강 → 낙동강 합류지점

▣ 이레, 낙동강 배후 습지, 우포 – 12일
경남 창녕 화왕산에서 발원하여 낙동강 창녕의지류인 토평천유역 하부에 자연조성된 우포늪은 심각하게 오염되어 흐르는 낙동강물과 생태생명력에 오염필터역할을 톡톡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