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부산반핵영화제 – 후쿠시마와 부산

2012년 5월 18일 | 공지사항

제 2회 부산반핵영화제 – 후쿠시마와 부산



부산 반핵영화제는 20113월 일본에서 있었던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국내에도 핵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가운데, 대도시 부산과 맞닿아있는 고리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마저 의문시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핵의 문제를 소수 관료, 전문가 집단에 맡겨둘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시민 캠페인의 일환으로 개최하였습니다.

30년인 설계수명을 10년 더 연장해 가동해온 고리 원자력발전소와 지척의 거리에서 살고 있는 부산 시민들에게 후쿠시마 사태는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시한폭탄과도 같은 고리 1호기를 당장 폐쇄하더라도 그곳에 존재하는 핵이 일거에 제거될 수는 없기에, 어쩌면 부산 시민들은 마치 운명처럼 오랜 세월을 핵을 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부산 시민들이 핵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체로 작년부터이지만
, 사실은 부산은 이미 그 이전부터 반핵 운동의 중심지였습니다. 한국원폭2세환우회 고() 김형률 회장은 부산 시민으로, 우리나라 원폭피해자들의 인권을 쟁취하기위해 투쟁하다 2005년 작고했습니다. 그는 19458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피폭된 모친을 둔 원폭피해자 2세로, 원폭에 의한 유전병에 평생 시달리면서도 바로 자신의 몸을 통해 핵의 참혹함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한국과 일본의 반핵 · 인권운동가들을 부산으로 모여들게 하였습니다

부산 반핵영화제는 부산의 반핵운동가 김형률의 유지를 이어 핵의 문제를 인간의 기본권인 생명권의 문제로 규정하며
,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종류의 핵을 철폐하자는 취지로 개최됩니다. 후쿠시마의 경험은 우리에게 원전은 곧 핵무기와 다를 바 없음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완전무결함을 자랑하던 원전도 그처럼 순식간에 파괴적인 무기로 돌변하는데
, 심지어 각종 납품비리로 얼룩지고 사고뭉치인 고리 원전이 존재하는 한 부산 시민들은 핵무기를 끌어안고 사는 바와 다름없습니다

1회 부산 반핵영화제가 김형률의 일대기를 다룬 박일헌 감독의 다큐 아들의 이름으로를 개막작으로 삼았던데 반해, 2회 부산 반핵영화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중심으로 삼게 됩니다. 그리고 이 미증유의 사고를 그 이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및 그 결과로 나타난 독일 탈핵, 탈원전 운동의 사례들과 상호 비교해봄으로써 부산의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반핵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합니다. 7편의 영화와 관련 강연, 그리고 전시를 통해 핵과 인간은 결코 공존할 수 없으며 탈핵, 탈원전이야말로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임을 널리 알리고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