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만 하는 식목행사는 그만두어야 한다.

2011년 11월 27일 | 보도자료/성명서

심기만 하는 식목행사는 그만두어야 한다.



□ 해마다 식목일이 되면 의례 하는 행사가 나무심기이다.  
그러나 지금은 식목일 행사용으로 심은 나무들이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는 살펴볼 때이다.  2001년 4월 5일 부산녹색연합과 부산시가 연계하여 녹산 산업단지 내에 식목일을 기념하여 연고나무심기를 했었다. 당시 시민들이 한 그루에 3-4만원 이상 하는 묘목을 직접 사서 자신들의 나무를 심고 이름표까지 달았다. 한명자 전환경부장관까지 참석하여 시민과 함께 나무를 심었던 행사였다.  
그러나 부산시가 관리하기로 약속했으나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육상태가 매우 불량하다. 또한 바다를 옆에 끼고 있는 지형을 고려하지 않고 아무 나무나 심은 탓에 일부 수종은 고사 직전에 있고, 버팀목이 없어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한 나무가 있는가 하면 버팀목을 제거할 시기를 놓쳐 버팀목의 철사가 나무의 목을 조르고 있다.  연고나무가 무연고 나무로 방치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연고나무를 심었던 곳으로부터 2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는 관에서 동원한 인부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눈앞에 관리가 되지 않아 말라 죽어가는 나무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바로 옆에서는 새로 나무를 심는 이유가 궁금하다.



□ 동래구 시싯골에는 식목 행사를 위해 있던 나무도 벌목한곳이 있다.  필요 없는 나무는 잘라내고 쓸만한 나무를 다시 식목일에 맞춰 심겠다는 취지다.  숲에서 쓸모없는 나무가 있는가?  자연의 일부이고 옛날부터 자리 잡고 자란 나무를 경제 논리에 맞춰 쓸모없다는 이유로 벌목하고 식목일 행사로 그곳에 새로운 ‘쓸만한 나무’를 심겠다고 한다.  무엇이 옳은 건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그밖에 을숙도 남단을 비롯하여 명지주거단지 내 공원, 녹산 산업단지 내 가로수의 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을숙도 남단의 경우 심은 나무를 뽑아버리고 다시 심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나무는 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특히, 도시에 심은 가로수나 공원의 나무들은 대기와 토질이 나쁜 상황에 심어졌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형식적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는 듯하다.  뿌리가 제대로 내릴 때 까지 묘목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버팀목을 나무가 다 자라도록 제거하지 않아 나무속으로 철사와 버팀목이 파고들어 더 이상 생육이 어려우며, 간판을 가리고 관리가 편하다는 이유로 원래 가로수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심한 가지치기를 하는 바람에 나무의 건강은 물론 주위경관까지 오히려 해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일단 심고, 만들고 보자는 식의 의례적인 식목일 행사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조경사업에 들어가는 자금은 적은 예산이 아니다.  산과 공원을 제외하고 생활 주변에서 우리에게  녹색의 생명을 느끼게 해주는 가로수를 비롯한 식물들, 현재 조성되어 있는 녹지공간들이라도 관리를 잘 한다면 훌륭한 녹지공간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새로이 공원이나 화단을 조성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