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촉구하는 2006인 선언

2011년 12월 1일 | 보도자료/성명서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촉구하는 2006인 선언
– 2006년 새만금 생명평화 선언 –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각 방면에서 활동해 온 우리는 새만금에서 급박히 터져 나오는 삶의 소리에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각 분야의 치열한 고민과 대안 모색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조응하리라 판단하였으며, 노무현 정부 역시 우리의 그러한 활동에 함께 화답하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이 현실의 암담함에 우리는 차마 눈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라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부조리의 현장,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지 않는 정부정책, 여전히 평화와는 거리가 먼 파병 결정, 삶의 현장으로부터 멀어지는 정치권, 여전히 개발과 신자유주의만이 살길이라 외쳐대는 노무현 정부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참담한 심정은 비단 사회적 현상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우리 시대의 생명가치를 대변해 온 새만금 문제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태도에는 참담함을 넘어 분노마저 느낍니다. 새만금 사업 자체가 정치적 목적으로 출발하였으며, 엉터리 영향평가와 정책 결정과정을 거쳐 소외된 지역 주민을 개발 정서를 이용하여 출발하였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국민과 시민사회단체의 새만금 갯벌 보전 활동을 통해 새만금 갯벌의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이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새만금 논의를 통해 우리는 생명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새만금은 우리 시대의 생명패러다임의 변화를 나타내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새만금 문제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서 최소한의 합리적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그동안 철저히 무시하였습니다. 새만금 갯벌을 살려달라는 그 처절한 외침을 무시하였습니다. 300km가 넘는 거리를 무릎을 조아리고 도로에 엎드려 새만금 갯벌과 온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도도 애써 무시하였습니다. 새만금 갯벌과 전북 발전을 함께 찾기 위한 새로운 대안 제출도 애써 무시하였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오직 정치적 판단에서 새만금 방조제를 막기 위한 궁리만 하였습니다. 해수 유통을 통해 새로운 대안 모색을 합리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도 포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 숨통이라 할 수 있는 2.7km의 마지막 해수유통을 차단하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노무현 정부의 개발을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와 자연을 무한히 짓밟고 파괴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모습에서 또 다른 박정희를 발견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새만금을 둘러 싼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생명의 가치를 바로 잡기 위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간곡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 그리고 대법원, 전라북도 등 새만금 사업과 관계되어 있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간곡히 호소합니다. 오는 3월 방조제 공사가 시작된 이후의 또 다른 갈등과 대립이 너무나 두렵기에 이 시기가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에 촉구합니다.
새만금을 둘러 싼 사회적 갈등을 합리적인 사회 발전의 계기로 만들 마지막 기회를 져버려서는 안 됩니다. 노무현 정부는 여전히 새만금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이해하고, 심지어 새만금의 진실을 은폐 왜곡하는 과거 구습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새만금 문제를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해와 상생의 방안으로 해결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새만금 갯벌의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에 관련한 모든 정보를 국민 앞에 제시하고 국가적 지혜를 모아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방조제 공사를 둘러 싼 사회적 갈등은 우리 사회의 발전적 역량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새만금을 둘러 싼 새로운 여러 대안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기에 정부 차원에서 방조제 강행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전라북도에 요청합니다.
우리는 새만금 사업이 비록 위정자들의 정치적 목적에서 출발한 사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동시에 소외되고 낙후한 지역의 발전을 원하는 전라북도의 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지역이 삶의 피폐함과 민생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듯이 전라북도 역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새만금을 통해 전북의 미래를 찾고자 하는 전라북도의 염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계획이 아니고도 전북의 새로운 발전을 수립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새만금 연안의 보전을 통한 새로운 계획과 전북 내륙의 발전을 함께 찾는 새로운 혜안을 밝혀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새만금이라는 세계적인 자연생태계를 가진 전라북도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이라는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함께 만들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우리는 대법원에 간곡히 요청합니다.
새만금 갯벌이 우리 사회에 제시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질문에 화답하여 주십시오. 우리 사회가 새만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여 새로운 상생의 시대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여 주십시오. 새만금 문제를 갈등과 대립의 길이 아니라 새롭게 화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사회적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생명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대법원이 제시하는 화해와 상생의 대안 제시는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대법원이 바로 그러한 생명의 길을 제시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대법원의 바른 판단 속에서 새만금에 생명과 평화를 보내는 판결을 기원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새만금 갯벌에서 보내오는 뭇 생명과 어민의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저 외침에 화답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사회적인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결과와 성과만을 강조하며 파괴와 죽임을 정당화하였던 모습을 이제는 벗어나야 합니다. 새만금 문제를 또 다시 구태의 모습으로 해결한다면 우리는 장소만 달리 한 또 다른 새만금을 만나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동안 무심하였던 죽임의 역사에 대해 같이 뉘우치고 아파하고 반성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오늘 이 선언이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고자 합니다. 새만금을 살리기 위한 이 긴 여정의 마침표를 생명의 길로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 나갈 것입니다. 또한 지역에서 들려오는 삶의 외침에 조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를 밝히는 새로운 생명과 평화의 길에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애정을 요청합니다.



2006. 3. 10

2006 새만금 생명평화 선언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