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콘크리트 복구공사 계획 철회하라

2011년 12월 23일 | 보도자료/성명서




이기대 파괴하는 <콘크리트 복구공사 계획> 철회하라



부산 남구청은 이기대 해안산책로[(1)해녀막사 맞은편 절벽과 (2)백련사 아래 낙석위험지역]에 12월부터 3억4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피해복구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해 태풍 나비로 이기대 기암절벽이 무너지면서 산책로(목재 데크) 일부분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복구공사 대상 1지역인 <해녀막사 맞은편 낙석위험구역>에 높이18m, 길이30m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속에 철재 지지대 4~5개를 설치한다고 한다. 철재 지지대 설치를 위한 암반 굴착 작업은 이기대의 상징인 기암절벽, 해송을 훼손할 것이 분명하다. 해송과 기암절벽은 오랜 세월에 걸쳐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유기체로 자리 잡아 왔는데, 해안산책로와 진입로 조성 당시 훼손되면서 그 유기적 관계가 느슨해졌고, 급기야 태풍 나비 때는 대규모 낙석까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대규모’ 낙석으로 인한 ‘재해’ 이면에는 ‘인간’에 의한 ‘자연유기적 관계 파손’이라는 원인이 있다. 과거에 비해 낙석과 재해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원인’이 ‘기암절벽과 해송의 자연유기적 관계 파손’인데, 기암절벽과 주변 자연을 더 훼손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올바른 공법인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더 큰 규모의 낙석과 재해를 유발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복구공사 대상 2지역인 <백련사 아래 낙석위험구역>에는 암반에 구멍을 뚫어 철재 볼트를 설치하고 숏크리트(모래와 시멘트)를 넣어 암반을 단단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 이 지역은 지난 2004년 백련사 측에서 재해방지를 구실로 사찰진입로 공사인 ‘균열암반공사’를 시행하면서 이미 대규모 자연파괴가 있었던 곳이다(2004년 당시 부산녹색연합은 자연파괴, 낙석과 재해의 위험성, 사찰 특혜를 주장하며 반대 운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 이 지역은 2004년 불법 균열암반공사로 낙석과 재해의 위험이 더 커진 곳으로, ‘인간에 의한 자연유기적 관계 파손’이 가중화된 곳이다. 이기대 섭자리 뒷산, 기암절벽, 해송을 보존하고, 낙석과 재해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백련사를 축소 혹은 철거 시키는 것이 마땅했지만, 남구청은 백련사의 불법 공사를 묵인하고 오늘의 재해를 방조했다. 지금이라도 남구청은 이기대 일대 불법건축물, 불법공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기암절벽, 해송, 자연환경이 인위적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제 본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전문가, 주민, 환경단체 등과 복구 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논, 이기대에 맞는 친환경적인 공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남구청이 계획하고 있는 1지역, 2지역 이기대 복구공사(안)는 위에서 언급한 근본 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안이며, 이기대의 환경을 파괴하고 더 큰 재해를 조장할 수 있는 반反환경적 안이다. 게다가 의견 수렴과정을 생략한 ‘절차가 없는 행정’의 표본이다. 남구청이 진정으로 이기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산책로 이용객의 안전을 지키고자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우선적으로 위험 구역 출입을 통제하고,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근본원인과 대책’을 찾아내서, 이기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적인 안을 세웠을 것이다. 남구청은 부산시에 신청한 ‘이기대 공원부지 내 시설물 공사 실시를 위한 도시계획시설사업실시계획(콘크리트 구조물 설치 안)’을 철회해야 한다.            



2006. 9. 6
부산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