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또다시 안전사고, 수명연장 거론 말라

2011년 12월 23일 | 보도자료/성명서

[성명서]


고리핵발전소 또다시 안전사고, 수명연장 더 이상 거론 말라!



폐로냐 수명연장이냐를 두고 초미의 관심 속에 있는 고리1호기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액체폐기물 증발기의 재순환 펌프 분해 정비작업 중 펌프 및 배관 내에 남아있던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유출,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은 사건이 그것이다.
고리핵발전소 측은 “노후화와는 관계없는 액체 폐기물 처리장에서 일어난 단순한 사고”라며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이 말을  신뢰할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사고가  한수원의 전반적인 안전관리 부재와  폐쇄적 운영의 전형이라고 규정한다.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할 방사능 관리구역 내에서 발생한 중대사건이며  무엇보다 이 사고를 소방본부는 물론 과기부, 산자부 등에까지 보고하지 않고 고리핵발전소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등 사고를 의도적으로 숨기려한 의혹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사건을 경미하다고 말한다. 정비 작업 중에 일어난 방사능 오염물질 유출과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경미하다면 도대체 어떤 사고가 시민에게 알려야 할 중대사고인가?


고리핵발전소가 뒤늦은 사고처리와 사실은폐로 일관한 사례는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 ’95년 6월 방사능 누출사건, 96년 7월 방사능 오염 토양 무단 매립사건, ’97년 7월 핵폐기물 밀반출 사건을 비롯하여 지난해 6월 화재 사건과 폐연료봉 운반 사태 등 세간의 주목을 받은 굵직한 사건,사고 만도 1년 사이 벌써 3건에 이른다.  
이는 한수원이 말한 고리1호기가 사고 없이 안전한 상태라는 주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설혹 그들의 말처럼 고리1호기가 기계적 결함이 없고 기술적으로 안정된 상태라 해도 노후화로 인한 잦은 고장이 불러올 정비 작업 중의 사고 위험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악의 핵사고였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건이나 드리마일 핵연료 파괴사건, 일본의 미하마 핵발전소 사고 등도 모두 기술의 문제가 아닌 작업자의 작은 실수가 빚어낸 엄청난 참극이었다.  이번 액체폐기물 유출 사건은 언제 닥쳐올지 모를 큰 재난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가진다.


산자부는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과기부를 비롯하여 외부 전문가와 지역주민, 원자력 안전 기술원, 시민단체 대표를 포함한 진상조사단을 현장으로 파견할 것이라 밝혔다. 뒤늦게나마 사고와 관련된 정확하고 투명한 조사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조사단의 활동이 고리핵발전소의 책임을 막아주기 위한 면죄부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다. 형식적으로는 여러 이해 당사자가 포함된 공정한 조사단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적 측면에 있어서는 한수원과 이해를 같이하는 사람들로 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식과 내용적 측면에서 모두 투명하고 정확한 조사가 되기를 강력하게 요청하며 방사능 유출 등 사고의 진상과 영향에 대한 공정한 조사는 물론이고 , 고리핵발전소의 안전관리와 운영상의 문제들이 반드시 점검되어야 할 것이다.




2007년 3월 20일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청년환경센터, 부산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