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물의날]물분쟁을 넘어 상생의 물통합시대로

2011년 12월 23일 | 보도자료/성명서

 


세계물의날 기념 생명의 상수원 시민선언
특 별 성 명

‘물분쟁을 넘어 상생의 물통합시대를 강력히 요청한다!’




오늘은 지난 1992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 모여 지구정상회의를 통해 세계물의날로 지정한 후 15번째로 맞는 ‘세계물의날’이다. 이것은 물이 단지 지역에 한정되어 공유되는 자산이 아니라 인류가 지구적 차원으로 공유하고 지켜야하는 공공의 자연이라는 의미와 상징이다. 즉, 개인이나 지역의 이익에 따라 물을 전유하거나 파괴한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인접한 지역 뿐 아니라 끝내는 지구 전체에 재앙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진실을 인류가 공동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구적 차원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국가간 또는 지역간 물을 둘러싼 분쟁과 갈등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와 학자들이 예견한 물전쟁의 시대가 현실로 다기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물문제는 어떤가?
1991년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낙동강 물문제는 수십차례의 크고 작은 오염사고를 겪으며, 위천공단이라는 최대의 물분쟁 위기로 치달았다. 끝없는 대결은 낙동강의 물문제가 성장중심의 이해로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는 낙동강 유역 사람들에게 물문제가 누구도 파괴할 권리가 없다는 공공적 자산으로서 가치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후 낙동강 사람들은 상생과 공영이라는 원칙에 따라 낙동강수계물관리및주민지원에관한법률(이하 ‘낙동강특별법’)을 준비하고 만드는데 지혜를 모았다. 다양한 이해를 수렴한다는 취지에 따라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갈등이 아닌 상생으로 낙동강특별법은 태어났다.



하지만 낙동강특별법은 세상에 나온지 4년도 못돼 ‘김해매리공단’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것은 낙동강특별법이 대규모 상수원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태생적 한계에 따른 필연적 결과였다. 즉 낙동강의 가장 끄트머리에 살면서 낙동강을 절대적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부산시민들에게 상수원이 오염과 파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은 생명의 문제이다. 언제나 물문제에 관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하던 시민들에게 김해매리공단은 제2의 위천이었다. 김해시는 물론 시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하는 부산시나 환경부의 안이한 대응은 시민들의 저항과 분노에 해법을 주지 못했다. 결국 시민들은 자신들의 생명인 물문제의 해결을 사법부에 요청하였고, 법형식의 논리를 벗어나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의 보장이 정당하다는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



김해매리공단으로 시작된 물문제의 지역간 갈등이 상생의 해법을 찾지 못하며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김해시와 부산시의 적극적 문제해결의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환경부 또한 확실한 대책을 발표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며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밀양시가 김해시의 상수원 바로 인근에 30만평 규모의 하남 주물산업단지를 추진 중이다. 지난 1년간 낙동강 상수원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와 원칙의 관철을 위한 시민사회의 실천은 지역개발 앞에서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처지이다. 낙동강 물문제의 지역간 갈등이 상생의 해소를 통해 통합의 질적 변화를 이루기보다 분쟁이 더욱 악화될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낙동강 상수원이 보호되고 공유되어야 하는 공익의 자산으로서 가치가 지역의 개발이익에 휘둘려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오늘 세계물의날을 맞아 한국발 낙동강 물전쟁의 위기적 상황을 정부, 부산시 그리고 경남도가 심각히 인식하기를 촉구한다. 나아가 가속화되는 물갈등의 위기를 상생의 원칙에 따라 포괄적 접근을 통해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실천의 하나로 가칭 ‘낙동강유역통합물회의(이하 ‘물회의’)’를 공식 제안한다.



물회의는 행정구역의 경계가 아니라 모두가 낙동강으로 삶을 지탱해야 하는 공존의 유역공동체라는 분명한 자각을 전제로 한다. 이를 전제로 물회의는 낙동강 물문제에 이해를 달리하는 주민, 자치단체, 정부, 환경단체, 전문가가 평등하게 참여하는 협의적 심의기구로서 위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공익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공동체라는 원칙에 따라 성숙된 민주적 합의방식으로 상수원의 문제를 접근한다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부산시, 경남도는 지금까지의 안이한 협의와 조정의 자세를 버리고, ‘분쟁’이 아니라 ‘통합’으로, ‘개발만능’에서 ‘상생의 화합’이라는 새로운 인식과 문제해결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시작해 줄 것을 촉구한다. 오늘 열다섯번째 세계물의날을 맞아 낙동강 물전쟁의 위기가 유역통합의 새로운 생명거버넌스인 물회의를 통해 물통합이라는 상생의 시대를 활짝 여는 창조의 계기가 되기를 천명하는 바이다.



<우리의 주장>
1. 생명의 상수원 위협하는 김해매리공단 하남주물공단 즉각 중단하라!
1. 환경부는 유역상생의 낙동강상수원 보호대책 즉각 발표하라!
1. 낙동강은 모두의 생명이다. 정부와 부산시, 경남도는 유역통합물회의 구성하라!




2007년 3월 22일

김해매리공단저지와낙동강상수원보호를위한범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