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목) <팔당 사람들>

2014년 1월 3일 | 활동소식

 팔당 사람들은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침략자와 침략 당하는 자 사이의 반전없는 드라마입니다. 일방적 살육까지는 아니라는 것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때문에 선정적이지 않아 역사에 남거나 사람들의 주목을 끌 가능성은 적습니다. 여기서는 조금 답답해집니다. 영화는 이러한 답답함으로 가득합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야 할 것인지, 이 만큼이라도 다행이라 생갹해야 할 것인지, 이리저리 방황하는 카메라가 보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지난 1년, 우리 주위의 어두운 구석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푸른 산과 빛나는 태양, 맑게 흐르는 강을 담더라도 사라질 것들에 대한 애도로만 남았습니다. 열대의 관광지를 아름답게 비추는 노래방 배경화면이 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요. 현실은 불편한 것들로 가득하고 초록빛 영화제는 그것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게 해 준 조그만 창이었습니다. 제게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들께도 그랬기를 바랍니다.

 한 해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년에도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그다지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는 작품, 부족한 기획, 어설픈 진행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