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하구둑 경관조명 설치반대 성명서

2011년 12월 23일 | 보도자료/성명서

낙동강하구둑 경관조명 설치 반대 성명서
  

1. 낙동강하구둑 야간경관조명 설치 계획은 입증되지 않은 용역보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용역을 수행한 경성대 우용태 조류관장은 야간 조명이 새들의 서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

2. 조명의 증가는 새들의 서식을 방해한다
  야간조명의 설치로 불빛이 증가하면 새들의 서식환경이 악화된다는 것은 생물학적 상식이다. 이는 경관조명을 설치하려는 하구둑 부근에서도 여실이 증명된다. 하구둑 부근 수면부는 2000년경까지 4~5천의 오리류가 월동하는 주요서식지였다. 그러나 이후 녹산산업단지가 본격 가동되어 차량의 통행이 많아지고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증설되고 그 불빛이 수면을 향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오리류 수는 수백마리 단위로 격감하였다.

3. 야간경관조명 설치는 낙동강하구의 유원지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세계 최고 습지의 하나인 낙동강하구는 계속되는 개발행위는 이미 보호구역의 약 1/4이 해제되었고 그 중심지인 을숙도는 자동차극장, 롤러스케이트경기장 등의 시설로 유원지화되었다.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이름난 낙동강하구의 명성을 쫓아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이곳을 방문하나 을숙도의 각종 유흥시설만 만난 뒤 실망하여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야간경관조명설치는 낙동강하구의 유원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뿐이다.

4. 야간경관조명 설치는 주변지역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
  하구둑 주변은 상업시설과 저녁 시간 방문객이 많지 않고 강변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설사 조명을 설치하더라도 상업관광지인 광안리의 광안대교처럼 관광객 유치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강변에 자리한 아파트지역 주민들의 저녁시간 휴식과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새들뿐 아니라 사람도 깊고 편안한 휴식을 위해 조용하고 어두운 밤을 필요로 한다.

5. 부산시는 낙동강하구 보전․관리 조례를 어겨가며 하구둑 경관조명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낙동강하구 보전․관리 조례’에 따르면 하구와 관련된 모든 사업은 입안단계에서부터 집행,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시민, 전문가, 시민단체의 참여 속에 진행하고, 민․관협의체인 ‘낙동강하구관리협의회’ 설치를 규정하고 있으나 하구둑 경관조명 설치와 관련해 부산시는 어떤 규정도 지키지 않고 있다.

6. 수자원공사는 하구둑 교량의 불빛과 소음을 차단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탐조대를 설치하는 등 바람직한 방법으로 그 수익을 시민들에게 환원하여야 한다.
  수자원공사가 위치한 을숙도는 낙동강하구 일원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혹은 외국에서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은 이 지역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을 접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지 놀이문화와 화려한 조명을 감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지는 않는다. 조명경관의 설치는 철새도래지로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이지역의 고유한 브랜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현재 을숙도에는 변변한 탐조시설이 없어 이곳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이 실망하여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수자원공사가 그 이익을 시민들에게 환원하려면 하구둑 교량의 불빛과 소음을 줄이는 시설을 설치하여 이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고 탐조대를 설치하여 방문객들에게 생태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바람직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구둑 경관조명 설치는 그 근거가 부족한 용역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위에서 지적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 설치 및 가동이 강행 된다면 부산시와 수자원공사는 환경파괴와 예산낭비의 커다란 지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경관조명을 철거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이용을 돕는 현명하고도 지혜로운 해답을 찾아 시행해 주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